중국, 히트펌프 보급률 왜 높나?
높은 경제 성장률...입식문화 영향
에어컨의 작동원리를 응용, 대기 중의 영을 이용해 냉난방이 동시에 가능한 히
트펌프의 보급률이 전세계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기름, 가스 등을 전혀 사용하지 않아 환경 친화적이며, 적은 양의 전기로 운전
이 가능해 유지비가 저렴하다는 장점때문이다.
2001년 기준 히트펌프 판매량을 보면 아시아, 북미, 유럽 순으로 판매되고 있
다.
아시아지역에는 전시계 인구의 절반 가량이 살고 있으며, 급격한 경제성장에
따라 전세계 히트펌프 판매 대수의 5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역시 일본은 높은 생활수준으로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으며 가정용
히트펌프의 경우 85%의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2000년대 들어서는 중국
이 급성장,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국가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중국의 히트펌프 판매량 급증 현상은 어디에서 기인하는 것일까. 높은 경제 성
장률에 따른 구매력의 상승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대도시의 고
소득층은 도심의 최고층 아파트나 고층빌딩에 거주하면서 분리형 히트펌프 시
스템을 선호하고 있다.
극소수의 부유층은 대규모의 단독주택에 살면서 공기 열원 히트펌프를 사용한
다.
중국정부는 과거 에너지원이 절대적으로 부족, 전력공급을 산업적 용도에 우
선적으로 주었고, 일반 시민들의 전기사용은 법적으로 엄격히 제한했다. 상해
난징 위안 천진 청도 등 인구 과밀지역에서 조차도 겨울철 난방을 위한 화석연
료의 사용 자체를 금지하고 있었던 것.
중국인들은 그러나 불법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이 겨울철 난방을 위해 공공연
하게 전기히터를 사용했다. 반면에 40도를 육박하는 여름철에는 에어컨의 사용
이 허용됐다.
이에 따라 중국인들은 히트펌프 시스템이나 직접연소 흡수식 칠러 및 난방기
기를 사용하게 됐다.
여름철에는 에어컨으로서 법에 저촉돼지 않으면서도 겨울철에는 난방이 가능
한 히트펌프의 사용이, 불법인지 적법한지에 대한 판단은 보류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그러다 1990년대부터는 분리형 실내 히트펌프와 분리형 패케이지 히트펌프 또
는 공기열원 히트펌프 칠러 등 다량의 히트펌프들이 급속하게 인구 과밀지역
에 보급, 설치되고 있다.
히트펌프 급증 현상 설명에서 중국인들의 전통적인 입식문화의 영향은 부연
할 여지도 없다. 중국인들은 오래 전부터 서양의 문화를 받아 들여 입식생활을
하고 있어 좌식문화인 우리와 차별화된다.
중국은 현재 히트펌프 제조업체들의 과도한 생산으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
고 있다. 일본 제조업체와 합작으로 생산되는 분리형 실내 히트펌프 유닛이 고
가로 판매되고 있으며, 대부분은 저가 경쟁에 나서고 있다.
중국 내 독립제조업체들도 매우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다. 몇몇 선두 기업들
은 세계시장으로 진출, 수출을 시작하면서 매우 빠른 속도로 시장 점유율을 신
장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온돌을 선호, 보일러로부터 나온 온수를 바닥으로 순환
시키는 난방시스템을 채택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좌식문화가 발달한 우리나라에 실내공기를 덥히거나 내라는 냉난
방시스템이 적용될 여지가 적다.
또한 겨울에는 히트펌프 사이클에서 만족할 만한 난방용량을 기대하기에는 외
기 온도가 너무 낮다.
히트펌프 기술의 발달로 많은 부분 극복되고 있지만, 히트펌프는 혹한에 치명
적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 공기조화 시장 랭킹 4위 국가. 분리형 공기조화기와 분리형
패케이지 공기조화기가 주요시장 상품으로 2001년 공기조화기 매출의 90%를
점유했다. 액수로 9억달러, 수량으로는 120만대에 해당된다.
<에너지 경제신문 2005년 2월 7일> 정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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